1. 오늘은 뭐 해 먹지?
우리나라 주부의 최대 난제가 아마 "오늘은 뭘 해서 저녁을 해결하나?" 가 아닐까 합니다.
전에 동료 여직원이 구내식당 주간 차림표를 사진 찍길래 "그걸 뭐 하려고 하냐" 했더니 메뉴를 참고해서 퇴근후
저녁 차릴때 쓰려고 한다고...
사실 점심에 뭐 먹을까도 고민인데 주부 혼자 저녁에 뭘 해서 식구들을 먹이나는 엄청난 스트레스 일 듯 합니다.
회사에서 점심은 동료들과 같이 먹으니 메뉴를 궂이 내가 결정하지 않아도 되고 또 사무실 근처에 수없이 많은
종류의 식당들이 즐비하게 있으니 선택의 폭도 넓어 그리 어렵지않게 그날그날 해결합니다.
저같은 결정장애인도 그저 같이 간 동료들의 선택을 따르기만 하면 되구요.
그런데 주부는 딱히 누구와 의논할 사람도없고 또 식구들에게 물어보면 열에 아홉은 "아무거나"라고 답한답니다.
(그래놓고 맛이없네 어쩌네, 맨날 이것만 하네 어쩌네....)
저도 오늘 끙끙거리며 뭐 먹을껀지를 고민하는 아내와 한 참을 생각하다가 추석 연휴에 먹다 남긴 삼겹살이나
구어 먹고 치우자고 했는데 막상 냉장고를 열어보니 고기양이 애매하게 남아있습니다.
뭐 든 먹다가 부족한건 차라리 안 먹은만 못하기에 야채를 넉넉히 넣어 두루치기를 해 볼까 했습니다만 냉장고에
야채도 파 2뿌리, 양파 1개 약간의 냉동된 느타리버섯뿐입니다. 뭘 해 먹으려해도 재료도 없고 그렇다고 부러 장을 보기도
귀찮은 날 입니다.
그 때 몇 일전 어느 요리프로방송에서 죄소한의 재료로 간단하게 황태,삼겹살찜을 소개했던게 생각났습니다.
그래서 도전! 해보기로 했습니다.
저도 처음 해보는거라서 나중에 맛이 어떨지는 살짝 겁이 나지만 용기를 가지고 해 봅니다.
여러분도 한 번 따라해 보시길 바랍니다.
2.재료
주재료 황태 1마리, 삼겹살 250g, 목살 100g (황태포가 없으면 황태채를 쓰셔도 됩니다)
야채 파 2뿌리, 양파 1개, 청양고추 2개, 냉동느타리버섯 약간
저희 집에 있는 야채는 이거뿐이었지만 감자, 무우, 양배추, 콩나물, 부추, 미나리, 숙주나물등 있는 재료를 다 활용
하셔도 좋을 듯 합니다.
3. 조리순서
일단 황태를 물에 불려야 합니다. 어자피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를 것이므로 물에 담길 수 있는 크기로 잘라 10여분간
불려줍니다.
미리 작게 잘라서 불리면 살이 으스러질 수 있으니 큼직 큼직하게 잘라서 볼에 담궈놔주세요.
삼겹살도 한 입 크기로 잘라 소금과 후추로 밑간을 해 놓습니다.
야채도 미리 한 입크기로 잘라서 준비해 놓습니다.
양념만들기: 작은 볼이나 대접에 스푼량(어른 수저 기준)으로 양념을 만들어 줍니다
고추장 2스푼, 고추가루 3스푼, 설탕 2스푼, 양조간장 2스푼, 매실청 1스푼, 다진마늘 1스푼, 다진생강 1/2스푼
청양고추 1개, 물엿 2스푼(없으면 생략), 통깨 1스푼, 후추 1/2스푼
이 양념은 각 종 조림에도 쓸 수 있으니 잘 기억해 두세요.
코다리, 고등어같은 생선 조림이나 오징어, 오삼불고기, 어묵볶음에도 사용할 수 있는 양념 레시피입니다.
물에 불린 황태를 지느러미와 대가리를 제거한 후 적당한 크기로 잘라 물기를 꼭 짜서 큰 볼에 담고 청주 또는 소주를
2스푼 넣어서 비린내를 잡아줍니다.
만들어 놓은 양념을 황태가 들어있는 볼에 조금씩 부어서 양념이 황태 살에 골고루 섞이게 해 줍니다.
적당 량을 남겨서 삼겹살도 양념에 잘 버무려 줍니다.
썰어둔 야채(파와 양파)를 찜용기나 커다란 냄비 바닥에 깔아주고 가운데 양념에 버무린 삼겹살을 놓아주고 양념된 황태를
삼겹살 주위로 둥글게 깔아줍니다.
파와 양파는 4~5cm 정도 크기면 적당합니다. 끓이고나면 숨이 죽어서 한 입 사이즈도 안됩니다.
이 때 콩나물이나 청양고추를 같이 넣어주시고 양념이 남아있는 볼에 물을 (종이컵 기준 2컵 반) 넣고 행궈서 냄비에 부어 줍니다.(볼에 남아있는 양념이 아까우니까요.)
여기서 주의!
찜에 물이 너무 많으면 탕이 되버릴 수 있습니다. 그러면 이 요리는 망합니다.
물의 양은 깔려있는 야채가 자작하게 잠길 정로만 부어주세요!
처음에는 뚜껑을 닫고 센 불로 끓여주다가 한 소끔 끓어오르면 중불로 줄이고 버섯이나 숙주나물, 미나리, 부추등을 얹어서 숨이 죽을정도만 끓여주면 완성입니다. 이 때는 뚜껑을 열고 끓여야 야채의 아삭함을 즐기실 수 있습니다.
기호에 따라 청양고추나 고추가루양을 조절해서 맵기의 강약도 맞춰 주세요.
들어가는 재료도 몇 가지 안되고 양념 뚝딱 만들어서 적당히 버무려서 끓여주기만 하는 생각보다 간단한 요리입니다.
먹어보니 밥 반찬으로도 술 안주로도 딱 좋고 2~3일은 두고 먹을 양도 되니 가성비도 높은 요리였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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